다양한 도시에서 수집한
공간의 감각
공간 디자인에서 가장 짜릿한 순간은,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게
가능해지는 순간이에요.
-
— 토탈 공간 브랜딩, 인테리어 디자인, 아트 컨설팅까지 국내외 정말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신데, 스튜디오 XYJ를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요?
실험적인 공간 경험 스튜디오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다양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독창적인 공간 경험을 디자인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국내외를 넘나들며 다양한 성격의 상업 공간을 만들어 오셨는데, 작업 환경의 차이점이 있나요?
제가 경험한 바로는 클라이언트의 성향에서 재미있는 차이가 있었어요. 해외 클라이언트의 경우 대체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실험적인 접근에 적극적인 편이었고, 도전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적극 지지해주는 분위기가 많았어요. 한국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상대적으로 더 세련되고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기대하는 편이라, 디자인의 세부적인 디테일과 완성도에 특히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VIBE TWLV의 체험형 멀티숍
공간 기획부터 인테이러,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까지 총괄한
미래형 리테일 매장이다.
가변형 가구 설계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변형 가능하며, 2024 골든 스케일 베스트 디자인 어워드
협회상을 받았다.
ⓒ Studio XYJ, Photo by Simon Lewis
-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VIBE TWLV의 체험형 멀티숍
공간 기획부터 인테이러,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까지 총괄한
미래형 리테일 매장이다.
가변형 가구 설계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변형 가능하며, 2024 골든 스케일 베스트 디자인 어워드
협회상을 받았다.
ⓒ Studio XYJ, Photo by Simon Lewis
-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VIBE TWLV의 체험형 멀티숍
공간 기획부터 인테이러,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까지 총괄한
미래형 리테일 매장이다.
가변형 가구 설계를 통해 다양한 이벤트
공간으로 변형 가능하며, 2024 골든 스케일 베스트 디자인 어워드
협회상을 받았다.
ⓒ Studio XYJ, Photo by Simon Lewis
— 시공 환경에서도 차이를 느끼실 것 같아요.
한국의 시공은 월드 클래스라고 생각해요. 공정이 빠르고 책임감도 뛰어나죠. 시공은 스케줄 싸움인데, 빠듯한 일정에서도 높은 퀄리티를 뽑아내는 점이 인상적이에요. 특히 철제나 목공 같은 분야는 강점이 뚜렷하죠. 반면, 큰 사이즈의 대리석이나 석재는 유럽이 역사적으로 앞서 있어서 이런 부분에선 서로의 장점을 이해하고 최적의 방법을 고민하게 돼요.
— 작업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데,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많이 보는 게 힘이라고 생각해서 다양한 장소를 방문해요. 도서관에서 잡지나 책을 보기도 하고, 전시나 여행 등을 통해 외부 자극을 최대한 많이 받으려고 하죠. 공상과학 영화에서도 영감을 얻는데, 특히 좋아하는 영화는 '스페이스 오디세이'예요. 클래식과 퓨처리즘이 교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라 미래 공간 디자인에 많은 영감을 줘요.
—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공간으로 표현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컬러는 공간에서 가장 먼저 인식되는 요소이자 브랜드의 첫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컬러를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게 되죠. 감정이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직관적인 방법이기도 하고요. 어릴 때부터 색에 민감해서 특정한 색을 보면 자연스럽게 숫자나 이미지, 감정과 연결 지어 기억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보라색을 보면 숫자 8이 떠오르고, 노란색은 숫자 2와 연결해서 기억했어요. 두 색을 합하면 숫자 10이 되고, 저에게 10은 블랙을 의미했죠. 이렇게 색을 통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나 감정을 바탕으로, 지금도 공간을 디자인할 때 컬러로 전달하고 싶은 감정과 메시지를 먼저 떠올리게 돼요.
-
전통 소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동서양의 조화를 아우르며
재해석한 리빙 컬렉션 브랜드
고귀한 빛을 품은 동양의 자개와 부귀영화를 부른다는 서양의
에메럴드를 컨셉으로 다양한 형태의 가구와 오브제를 선보였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다양한 성격의 공간을 디자인할 때 각각의 프로젝트에서 특히 고려하는 점이 있을까요?
공간의 사용 목적과 사용자의 경험에 따라 접근법이 달라져요. 리테일 공간은 고객에게 브랜드의 임팩트를 줄 창의성이 가장 중요해요. 다만 창의적인 아이디어일수록 현실적인 시공 가능성까지 함께 고민해야 실현 가능한 좋은 디자인이 나온다고 생각해요. 호텔은 브랜드 경험의 일관성이 핵심이죠. 레지던스, 레스토랑, 리테일, 갤러리 등 다양한 공간이 각기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어도, 이를 어떻게 하나의 호텔 브랜드로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통합된 경험을 제공할지 고민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사무 공간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최우선이에요. 회사마다 업무 스타일이나 조직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그 특성을 잘 이해하고, 직원들의 업무 방식과 성향에 맞는 맞춤형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 필요해요.
-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겔랑 플래그십 스토어
피터 마리노 아키텍츠 디자인 디렉터로 있을 당시,
오픈 100주년을 기념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겔랑 플래그십 스토어
피터 마리노 아키텍츠 디자인 디렉터로 있을 당시,
오픈 100주년을 기념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겔랑 플래그십 스토어
피터 마리노 아키텍츠 디자인 디렉터로 있을 당시,
오픈 100주년을 기념한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파리 피에르이브 로숑 수석 디자이너로 재직 당시 참여한
포시즌스 호텔 리노베이션
꽃으로 드레이프된 공간이 인상적이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런던 SOM 리드 디자이너로서,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국의
공간 브랜딩 및 인테리어 디자인을 총괄
큐비클 구조를 오픈 오피스로 전환하며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었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런던 SOM 리드 디자이너로서,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국의
공간 브랜딩 및 인테리어 디자인을 총괄
큐비클 구조를 오픈 오피스로 전환하며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만들었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최근 작업하신 국내 프로젝트 ‘하나 더 넥스트 패밀리 오피스’의 콘셉트와 공간 구성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이곳은 하나은행의 고액 자산가 가문을 위한 공간이에요. 갤러리와 라운지가 함께 있는 형태로, 좀 더 특별한 문화 경험을 제공해요. 높은 층고와 채광 덕분에 공간이 탁 트인 느낌이 있고, 하나은행의 시그니처 컬러인 ‘하나그린’을 전체 톤에 은은하게녹여 편안하면서 고급스러운 무드를 주었어요.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이 있는 ‘아트갤러리’, 3면 입체 미디어월이 설치된 ‘살롱 다트’, 간이 주방이 갖춰진 ‘다이닝 라운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체적으로 호텔 라운지처럼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연출했어요.
-
하나 더 넥스트 패밀리 오피스 전경
천연 대리석 조각을 이어 만든 벽면 문양과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어우러져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바닥에는 서로 다른 높이로
조각한 제작 카페트로 여러 톤의 그린 컬러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하나 더 넥스트 패밀리 오피스 전경
천연 대리석 조각을 이어 만든 벽면 문양과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어우러져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바닥에는 서로 다른 높이로
조각한 제작 카페트로 여러 톤의 그린 컬러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하나 더 넥스트 패밀리 오피스 전경
천연 대리석 조각을 이어 만든 벽면 문양과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이 어우러져 공간에 깊이를 더한다.
바닥에는 서로 다른 높이로
조각한 제작 카페트로 여러 톤의 그린 컬러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연령층에 대한 고민도 있었나요?
다양한 세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어요. VIP 고객을 위한 공간이라 시니어층 비중이 높지만, 자녀나 손주 세대까지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했죠. 고급스러우면서도 쿨하고 힙한 분위기를 더한 것도 그런 이유예요.
-
하나은행의 심볼을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를
3면 미디어월로 구현한 살롱 다트
스파이 미러로 제작된 폴딩 도어는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외부가 보여 개방감을 준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하나은행의 심볼을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를
3면 미디어월로 구현한 살롱 다트
스파이 미러로 제작된 폴딩 도어는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외부가 보여 개방감을 준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
하나은행의 심볼을 재해석한 미디어 아트를
3면 미디어월로 구현한 살롱 다트
스파이 미러로 제작된 폴딩 도어는 외부에서는 내부가
보이지 않지만, 내부에서는 외부가 보여 개방감을 준다.
이미지 제공 ⓒ Studio XYJ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만나는 브랜드
공용 화장실은 브랜드의
감각과 태도가 응축된,
에센스같은 공간이에요.
-
— 이번 프로젝트의 공용 화장실은 어떻게 디자인하셨나요?
공용 화장실은 공간의 마무리이자 전체 공간의 성격을 응축해서 보여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라운지의 은은하고 편안한 느낌은 유지하되, 화장실에서는 그 분위기를 조금 더 감각적으로 밀도 있게 풀어내고 싶었어요. 이를 위해 채도가 높은 컬러의 핸드메이드 타일을 활용해 브랜드의 개성을 부각했고, 화장실 특성상 촉각이나 후각 같은 감각적인 부분도 세심히 고려했어요.
-
딥그린 계열의 고채도 타일을 사용해
밀도 있고 선명한 인상을 더한 공용 화장실
남녀 화장실은 톤을 달리해 공간의 인상을 나눴고,
벽면 타일은 무메지 시공으로 자연스러운 질감과 패턴을 살렸다.
-
딥그린 계열의 고채도 타일을 사용해
밀도 있고 선명한 인상을 더한 공용 화장실
남녀 화장실은 톤을 달리해 공간의 인상을 나눴고,
벽면 타일은 무메지 시공으로 자연스러운 질감과 패턴을 살렸다.
-
딥그린 계열의 고채도 타일을 사용해
밀도 있고 선명한 인상을 더한 공용 화장실
남녀 화장실은 톤을 달리해 공간의 인상을 나눴고,
벽면 타일은 무메지 시공으로 자연스러운 질감과 패턴을 살렸다.
-
딥그린 계열의 고채도 타일을 사용해
밀도 있고 선명한 인상을 더한 공용 화장실
남녀 화장실은 톤을 달리해 공간의 인상을 나눴고,
벽면 타일은 무메지 시공으로 자연스러운 질감과 패턴을 살렸다.
— 그런 관점에서 블로이는 어떤 경험을 줄 수 있는 제품이라 생각하셨나요?
블로이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콘셉트와 함께 사용자를 세심하게 배려한 제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의 냄새를 직접적으로 맡지 않게 하는 향 기능이나, 손을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시트가 열리고 물이 내려가는 등 사용자 본인조차 의식하지 못했던 불편함을 해결하고, 사용자의 감각적 경험까지 생각한 제품이에요. 디자인적으로도 존재감을 가지면서 공간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만족스러웠어요.
-
촉각과 후각, 시각까지 세심하게 배려된 공간에서
블로이가 사용자의 경험을 완성시킨다.
-
촉각과 후각, 시각까지 세심하게 배려된 공간에서
블로이가 사용자의 경험을 완성시킨다.
-
촉각과 후각, 시각까지 세심하게 배려된 공간에서
블로이가 사용자의 경험을 완성시킨다.
-
촉각과 후각, 시각까지 세심하게 배려된 공간에서
블로이가 사용자의 경험을 완성시킨다.
— 하이엔드 공간이라면 기본적으로 프라이버시는 당연한 요소일 텐데요, 특히 공용 화장실처럼 민감한 공간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더 세심하게 접근하고 계신가요?
소리와 냄새 차단을 통해 공용 화장실이 심리적으로 편안하고 안전한 공간이라는 느낌을 주는 게 가장 중요해요. 독립된 공간이라도 화장실을 이용하고 나오는 찰나에 다른 사람과 마주치게 되면, 사용자 입장에선 민감하고 불편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공용 화장실을 디자인할 때 이런 작은 부분까지 세심히 고려해야 해요. 블로이처럼 사용자 본인도 미처 인지하지 못했던 불편을 해소하고, 섬세한 배려가 담긴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에서예요.
—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한 인사이트를 공유해주신다면요?
디자인은 아이디어 뿐 아니라 실제 구현 과정에서 다양한 협력이 필수예요. 이번 프로젝트는 매우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 진행됐는데, 시공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과 신뢰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디자이너의 좋은 아이디어도 현장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지 않으면 완성도가 떨어지게 되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 경험을 넘어, 협력과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깊이 깨달았던 계기였어요.
— 앞으로 스튜디오 XYJ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나 목표가 있다면요?
최근에는 공간 브랜딩, 기획, 토탈 디자인 컨설팅 의뢰가 많아지고 있어요. 20년간 외국에서 쌓아온 서양적인 미학을, 한국적인 감성으로 풀어낸 진화된 공간 브랜딩과 디자인 네러티브로 연결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건축, 인테리어, 브랜딩, 콘텐츠가 하나의 비전 아래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프로젝트들이라 도전적인 부분도 많지만, 모든 요소를 함께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큰 흥미와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도 XYJ만의 시선과 통합적인 디자인 접근으로, 리테일·호텔·F&B 등 다양한 상업 공간에서의 인테리어 디자인과 기획, 브랜딩 작업을 이어가고자 합니다.
Interviewee | @studioxyj
